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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자기개발

[보고 스킬] 보고받는 사람의 질문에 즉답할 것

by '흡수인간'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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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래는 오늘 저희 팀 P 대리와 저의 대화입니다. 이상한 점이 무엇이 있는지 한번 살펴봐 보시기 바랍니다.

나 : P 대리, 내가 잡코리아에서 스크랩 해놓은 이력서들이 있을거야. 그 사람들한테 연락해서 면접 일정 좀 잡아줘

P대리 : 네. 그런데 우리 회사 연봉 수준에 대해서 지원자에게 얘기를 해줘야 하나요?

나 : 얘기해 줘야지. 근데 그건 왜 물어? 혹시 연락하면서 무슨 문제라도 있었어?

P대리 : 김ㅇㅇ씨 희망연봉은 0천만원이네요.

혹시 특이사항을 발견하셨나요? 저는 '승질' 이 좀 급한 편이라, 위 대화 말미에서 약간의 불편함을 느꼈는데요. 그건 바로 아래 대목 때문입니다.

나 : 얘기해 줘야지. 근데 그건 왜 물어? 혹시 연락하면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P대리 : 김 ㅇㅇ씨의 희망연봉은 0천만원이네요.

저는 분명 아까 전에 P대리가 물어본 질문에 대해 답을 했고, 이번엔 반대로 그 질문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지 걱정스런 말투로 물어봤습니다. 그러면 답은 당연히, 그 질문을 한 이유에 대한 내용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P대리는 엉뚱하게 지원자 김 ㅇㅇ씨의 희망연봉이 얼마인지 제게 알려주는 답을 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다시 궁금증이 생기게 됩니다. 그 사람의 희망연봉을 얘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물론, 잠깐 생각만 해보면 그렇게 대답한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희망연봉에 비해서 우리 회사 연봉 수준이 너무 낮은 것이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선 꼭 그렇게 단정지을수 만은 없죠. 희망연봉을 말을 해줬다는 건가? 그랬다가 지원자의 요구조건에 안맞아서 면접에 안온다는 걸까? 아니면 그런 일이 없었는데, 염려되어서 그냥 하는 말이었을까? 아니면, 염려스럽긴 하지만 본인이 잘 알아서 하겠다는 말이었을까?

질문자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을 가장 먼저 알려줘야 한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박소연 저)' 란 책에 보면 이와 비슷한 사례가 나옵니다. 박과장이 어느 김대리에게 묻습니다.

박과장 : 김대리 오늘 아침 먹었어?

김대리 : 오늘 아침에 조찬 모임이 있었어서요.

박과장 : ?????

위 질문에 바람직한 답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네 먹었어요' , 아니면 '아뇨 못 먹었어요' 일겁니다. 그렇게 먼저 답을 해준후에 상대방이 궁금한 추가 사항을 알려주면 되겠죠. '네 먹었어요. 오늘 아침에 조찬 모임이 있었어서요.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준비가 되어 있더라고요. 전 그 중 갈비탕을 먹었어요' 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가장 먼저 해야할 답은 상대방이 제일 궁금한 사항에 대해 즉시, 콕 집어 답해준다는 점입니다. 회사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하고, 업무보고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즉답을 하지 않고, 에둘러 말하는게 습관이 되면 소통에 무리가 따를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보고받는 상사가 성질이 아~주 급한 경우일텐데요. 이런 사소한 오해들이 쌓이고 쌓여서 끝내는 서로간에 감정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이 봐았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직장에서의 갈등은 언제나 사소한 오해들이 켜켜이 쌓인 끝에 오는 것이다라고요.

보고는 두괄식으로~


위 책에 나온 재미난 사례가 있어 한가지 더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상대방의 질문에 즉답하라는 말은 곧 '두괄식' 보고를 뜻하는 것인데요. 아래 대화를 한 번 보시죠.

김팀장 : 상무님, 이번 프로젝트에 저희 팀원들이 엄청나게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상무님 : 음. 그래? 수고들 많이 했구만.

김팀장 : 6개월 동안 집에도 잘 못들어가면서 일했는데, 잘 따라준 팀원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상무님 : 음...

김팀장 : 이제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었고,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파트너사와 최종 협상이 끝났습니다.

상무님 : .....

위 대화의 핵심 보고사항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최종협상 결과입니다. 상무님 입장에서야 열심히 일해준 팀원들이 고마운 것은 그렇다치고, 제일 관심있어하는 부분은 프로젝트 결과니까요. 위와 같은 대화라면 상무님이 엄청 긴장될 거 같습니다. '그래서, 협상이 잘 되었다는 거야, 뭐야?' 란 생각이 드실테죠. 만약, 결과가 좋았다고 하더라도 '뭔, 얘기를 그리 장황하게 하나' 라는 생각이 들 것이고, 만약 결과가 안 좋았다면... 소위 말하는 '영혼까지 털리는' 상황이 김팀장에게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바람직한 사례는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김팀장 : 상무님, 이번 프로젝트 관련 어제 파트너사와 협상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우리 회사에 유리한 조건입니다.

상무님 : 고생했구만, 무슨 별다른 일은 없었고?

김팀장 : 네, 실행하는 과정에서 저희 팀원들이 좀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들 해줘서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상무님 : 팀원들이 고생들 했구만, 수고한 팀원들한테 격려할 방법이 뭐 있을까 싶군.

김팀장 : 안 그래도 오늘 다같이 근사한 저녁식사나 하자고 했고, 좋은 식당 예약해 뒀습니다.

상무님 : 오케이. 잘했구만.

핵심정보 두괄식 전달 + 추가정보 준비는 탄탄히


직장생활 16년차인 저 역시도 보고는 늘 어려운 일입니다. 위와같이 교과서적인 대화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현실에선 보고받는 사람이 궁금해 할만한 디테일을 Q&A 식으로 정리해서 사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핵심적인 사항에 대해선 두괄식으로 먼저 해두고요. 박소연 저자는 이를 두고 '보고받는 사람을 긴장시키지 말라' 고 표현을 하는데요. 일단 알고 싶은 내용, 걱정할 만한 내용을 두괄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와 함께 부가정보에 대한 탄탄한 지식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요. 하지만, 이론과 현실의 괴리는 늘 있는법. 평소 책, 교육등을 통해서 보고의 원리를 공부하고, 시행착오를 잘 이겨내면서 보고 스킬을 잘 연마해 나가야겠죠? 보고만 잘 되어도 직장생활의 절반, 아니 때로는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가는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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