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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직고민

육아와 업무코칭의 공통점_수준에 맞는 업무부여와 지속적인 코칭의 중요성

by '흡수인간' 2018.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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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의 대화에서 직장인들의 모습을 그리게 되다



내게는 8살짜리 아들과 6살 딸이 하나 있다. 그 중 큰 아이(아들)는 학교 수업외에도 축구교실과 수영강습 두가지를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축구를 관두고 합기도나 태권도를 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시작한 지 1년 반이 다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실력이 제자리 걸음인것 같아서이다. 물론, 모든 것을 다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나아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처음에는 인내를 가지고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을 시키는 것이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어제 아내와 아들이 하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아내) "유진아, 유진이는 축구랑 수영 두가지 중 어느게 더 좋아?"

(아들) "응, 축구가 더 좋아"

(아내) "(내심 수영이 더 좋다고 할 줄 알았었지만,,) 아, 그랬구나.. 유진아. 예전에 비해 유진이가 축구실력이 많이 는것 같아. 열심히 하는 모습 보니까 참 좋다"


(아들) "에이. 엄마. 설마 내가 늘리가 없잖아.


(아내) "어..어.???" ^^;;; 왜..왜 그런 말을 해~ 정말 늘었대두~ 


아들의 이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를 닮아서 운동신경이 없는건가?' 하는 미안한 마음. '축구 코치님한테 많이 혼나긴 했었나 보구나. 좀 잘해주시지...' 하는 서운한 마음 등등 여러가지 생각들이 말이다. '이젠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마음에 생각이 복잡해 지기도 했다. 말은 안하고 있었지만 아이도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마, 함께 축구를 하며 옆에서 '날라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맘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아들이 처한 상황이 아이들만의 상황이 아니라 직장인들이 처할 수도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공부를 하면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걸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엄마들의 멘토인 오은영 박사는 '아이는 왜 공부를 해야 할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 세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는 두뇌발달을 위해서이다. 성적과 관계없이 공부는 뭔가를 이해하고 배워가는 과정에서 뇌를 발달시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과목들을 공부함으로써 아이들은 뇌를 골고루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상식을 얻게 된다. 


둘째, 공부를 통해 아이들은 끈기와 인내심을 얻게 된다. 삶을 사는 자세를 공부를 통해 경험하고 배우는 것이다. 공부는 지루하고 힘든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이가 공부 때문에 힘들어 할 때에는 "너는 지금 힘든 일을 참아내는 훈련을 하는 중이야" 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세번째 이유, 아이는 공부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쌓을 수 있다. 아이는 공부를 하면서 '내가 이만큼 할 줄 아네', 혹은 '내가 생각한 것이 맞구나' 하면서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아이가 공부를 잘 하지 못할때 생긴다. 대개 아이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더 많이 가르치고, 더 많이 공부하도록 하는 방법을 취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그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포기하게 된다. 그러면 아이는 자신감이 더 떨어지게 되고 아예 공부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정해 버리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앞으로 아이가 살아가면서 꼭 지녀야 할 자신감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자신감에 상처를 입은 직장인들



문득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하루하루 직장살이를 해나가는 우리네 직딩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하루에도 많은 문제에 부딪히고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야하는 것이 직딩들의 삶이 아니던가. 그러다가 때론 능력을 넘어서는 일을 맡게 되기도 하는데 어떤 이는 슬기롭게 이를 극복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안게 되기도 한다. '아, 내가 이것밖에 안되나?'하는 생각 말이다. 특히,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신입일수록 이런 상황에서 느껴지는 실망감은 크리라 생각된다. 이럴 때 직속 선배나 리더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다시 아이들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잘 하고 싶지만, 생각만큼 학업성취도가 높지 않은 아이들에 대해서 오은영 박사는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 줄까? 그것은 바로 수준을 낮춰서 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예를들어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공부를 못 따라가면 1,2학년 수준의 학습을 시키는 것이다. 오박사는 중요한 것은 부모의 체면이 아니고 아이의 체면이기 때문에 아이가 이런 상황을 창피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쉬운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아이는 조금씩 자신감을 되찾고 나중에 더 어려운 과제에 도전할 준비를 하게된다는 것이다. 




수준에 맞는 업무부여가 몰입을 이끌어낸다



다시 직딩들의 이야기이다. 기대감은 컸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는 직원들에게도 기회를 줘보는 것은 어떠한가? '생각만큼 멘탈이 강하진 않네', '막상 겪어보니 실력이 별로 없는걸' 하고 생각하기 전에 말이다. 지금 그에게 주어진 과제가 경험이나 연차, 혹은 그의 강점을 고려해 보았을 때 '그에게 맞지 않는 과제여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재고의 여지를 두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의 수준에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업무를 새로이 부여해 보는 것이다. 이런 업무를 흔히 '골디락스 업무'라고 한다. 


골디락스란 영국의 동화에 등장하는 한 소녀인데 숲 속을 헤매던 골디락스는 한 집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안에는 여러 종류의 스프, 의자, 침대가 있었다. 그 중에는 너무 크거나 작은것,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운 것이 섞여있다. 이리저리 비교해본 후 결국 골디락스는 그 중 자신에게 딱 맞는 것을 골라 쓰거나 먹게 된다. 그러다가 마음이 편안해진 골디락스는 자신에게 딱 맞는 침대에 누워 잠이 들게 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곰세마리가 살던 집이었어서 황급히 도망치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이렇게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적당한 난이도를 가진 업무를 골디락스 업무라고 하는데 이런 업무가 주어질 때 사람은 최고의 몰입도를 발휘하게 된다. 이 때 조심할 것은 너무 쉬워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아이를 지도할 때와 차이를 둬야할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직장인은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 사람이니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성인으로서 주어진 문제를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너무 쉬운 일만 시키게 되면 안주하게 된다는 점도 고려요인이다. 


이렇게 그의 수준에 맞는 업무를 부여함과 동시에 리더들이 약간의 '여지'를 가진다면 자칫 자신감을 잃어 놓쳐 버렸을 인재를 정상 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혹시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맞지 않는 업무를 부여받아서 그런 것은 아닌지, 아니면 업무 환경적인 부분에서 뭔가 지원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그런건 아닌지 생각해 볼 '여지' 말이다. 인재를 키우려면 그 정도의 인내는 발휘하는 것이 리더로서의 덕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 안에 아직 간직하고 있는 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업무만 바꿔줬다고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오은영 박사의 글을 읽고선 아이에 대한 나의 생각도 달라지게 되었다. 당장은 아들이 축구를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 같은 클래스 아이들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생각에 서운함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에게도 기회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바심을 버리는 대신 아이와 함께 뛰어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축구에는 잼병이인 내가 일단 축구에 대한 공부부터 아이와 함께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만화책 형식의 축구교본부터 주문을 했다. 같이 읽으면서 그간 이해하지 못했던, 감독님, 코치님은 놓칠 수 있었던 ,축구에 대한 기본지식에 대한 갈증부터 해소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축구 실력을 늘릴 수 있을지 함께 개인 훈련 계획도 짜보려고 한다. 당장 이번주 토요일 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함께 뛰는 것 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아무리 과제의 난이도를 조정해 주더라도 '리더'의 업무 코칭이 뒤따라 주지 않으면 그 직원은 성장시킬 수 없다는 직장인으로서의 경험에서 우러난 방책이다. 


이리봐도 저리봐도 육아와 업무코칭은 통하는 바가 참 많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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