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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자기개발/조직문화·HR관련 지식

[기업문화개선] 우리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의전을 하고 있는 것일까?

by '흡수인간' 2021.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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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MZ세대 응답자 77.7%가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경험한 적 있다고 대답했다. 가장 많은 응답이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허드렛일을 맡아야 했을 때' 불합리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 다음 많은 답변은 '내가 노력한 만큼 공정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느꼈을 때', 그리고, 그 뒤로는 '업무를 지시 받을 때 일에 대한 배경과 이유를 명쾌하게 듣지 못했을 때' 라고 대답했다. 

 

이 결과를 바꿔 말하자면, MZ세대는 의미있는 일을 통해 성장하길 원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MZ세대 구성원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을 해야할까? 

 

얼마 전, 아프간 난민관련 담화를 발표하는 법무부 차관 과잉의전 논란이 있었다. 우천 중 인터뷰가 이뤄지는 도중, 한 직원이 무릎을 꿇고 차관에게 우산을 씌운 모습이 과잉의전이 아니냐는 논란이었다. 언론들은 오바마, 메르켈 등 외국정상들이 직접 우산을 들기도 하고, 심지어는 동행인들에게 우산을 씌워주기도 하는 모습을 기사에 내보내며, 이번 사건을 과잉의전이라며 비판했다. 이 사건은 당시 기자들의 요청에 의해 우산을 그리 씌워준 것이었다는 해명이 나오긴 했지만,  과잉의전이냐, 아니냐를 두고 사람들의 갑론을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배경이야 어찌됐든 충분히 과잉의전으로 받아들여질만한 사건이었음은 분명한 것 같다. 

 

법무부 차관 과잉의전 논란을 일으킨 사진. 기자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곤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기자회견문을 읽으면서, 본인이 직접 우산을 들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이미지출처 : 월간조선] 

 

사실 과잉의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해 사람들은 예민하게 반응한다. 과잉의전을 강조하는 만큼 비효율이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모욕감을 느끼는 일도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을 하는 중에도 과잉의전과 같은 일은 종종 있다. 꼭 우산을 씌워주는 것과 같은 것만 의전이 아니다. 기업 현실에서는 더 많은 '의전' 들이 많다. 가령, 윗분의 한마디에 갑자기 허드렛일이 최우선 업무로 떠오른다던가, 윗분의 한마디에 보고서 내용이 순식간에 뒤바뀌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어차피 윗분의 지시도 회사 업무니 문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 본질과 우선순위는 제쳐두고 오로지 윗분의 말이란 이유로 일을 할 때 문제가 생긴다. 일 자체에 몰두하기 보다는 그 외의 것들에 힘들 빼앗기게 마련이다. 그리고, 실제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기 보다는 본질을 빗겨나가는 일에 힘을 빼게 될 수도 있다. 

 

unsplash.com

 

더군다나, 현실에선 종종 이런 의전성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일 잘한다' 는 소릴 듣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직장인에겐 외부 고객도 고객이지만, 상사도 아주 중요한 내부 고객이다' 는 명제 때문이다. 만약, 상사가 문제에 집중하고, 우리가 외부고객에게 가져다 줄 가치가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야 당연히 상사에 맞추는 것이 회사를 위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없으리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비단, 나 뿐만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설문조사 결과가 이를 대변해 준다. 우리 기업의 일하는 문화가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같이 배워하며 일하고, 성과에 따라 공정하게 보상받는 문화라고 느낀다면 왜 그토록 수많은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받겠는가? 슬프게도 현실에선 본질에 집중하지 못하고, '의전' 에 집중하는 일들이 많이 생긴다. 

 

과연 우리는 '일' 을 하고 있는것일까? 아니면, '의전' 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 물음에 끊임없이 자문해 가며 일을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MZ세대 구성원들을 일에 몰두시키고, 또한 MZ세대 뿐만이 아닌 기업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래야만, 조직내 다양한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의사결정에 반영되고, 젊은 고객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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