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며칠 전 대학교 후배, 동기와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40대 중반 직장인들로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 중 한 후배가 회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완 달리 후배의 회사는 다닌지 15년이 되어가는데 점점 더 탄탄해 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회사는 일본계 회사인데 그 후배는 일본어 실력이 뛰어났습니다. 적어도 일본어 실력 하나 확실하게 잡아 놓은 것은 그 후배의 확실한 무기였습니다. 거기에다 꾸준히 그 회사에서 버티면서 실무능력도 쌓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버티면서 쌓아온 실무능력과 일본어. 이 두가지가 농익으면서 그 후배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생각하니 새삼 그 후배가 자랑스러웠고, 칭찬받아 마땅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시간들을 감내하면서 그 후배도 쉽지만은 않았을 테지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의 나는 누군가에게 어필할 만한 '뾰족한' 특기를 가지고 있는걸까? (마치 그 후배의 일본어처럼) 이것 저것 많은 시도를 하긴 했는데, 그저 두서없이 시도만 한 것은 아닌지, 그저 뭔가를 하고 있다는 그 느낌에 만족하면서 조직생활을 했던 것은 아닐까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2.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한 어떤 창업가의 스토리입니다. (이름과 회사 이름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자리잡기 위해 엄청난 고민을 했다면서 실리콘 밸리 생활 초기에 자신에게 들려주었던 직장 동료의 충고를 들려줬습니다.
"실리콘 밸리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두가지 방법이 있어. 하나는 한 분야에서 상위 0.1% 안에 드는거야. 내가 보기엔 넌 그정돈 아냐. 근데 방법이 또 하나 있어. 세가지 분야에서 동시에 상위 20% 안에 들면 돼. 넌 한국인이면서 업무지식도 있고, 영어도 잘해. 그게 너의 생존전략이야"
위에서 말한 전략이 나름 신선하긴 했지만, 그것이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전략이 맞든 틀리건 간에, 그 동료가 자신만의 전략을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그런 전략을 가지고, 끊임없이 실무에 부딪히면서 전략을 수정하고 수정해 나가면서 실리콘 밸리에서 살아 남았겠죠. "나의 생존전략을 가져야겠어" 라고 결심한 그 사실이 그에게서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3.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가 모교인 수도공고 초청 강연회에 나가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스스로 '나'를 정의 내리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 의해 정의 내려집니다. 무엇으로 살아가고, 무엇으로 기억될 것인가를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남의 칭찬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의 칭찬에 익숙해지는 순간 다른 사람들이 만든 기준대로 살게 된다"
회사생활 15년이 넘지만, 아직도 남의 평가에 집착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인정받게 되면 뭔가 잘하는것 같고, 비판받으면 의기소침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게 제 위치를 제대로 말해 주는것일까요?? 남이 평가해 주지 않으면 과연 내 실력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일까요? 반대로 그 사람들이 나를 보고 인정해 주면 .. 그럼, 제 실력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서, 홀로 살아남아야하는 한 사람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일까요?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멀미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생각없이 살게되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내가 주도하지 않으면 남이 나를 주도한다고도 합니다.
왠지 저는 아직도 내 커리어를 주도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제 인생전반에 걸쳐서 내가 결정하기 보다는 '대충 이 정도로 하다보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태도로 살아왔던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40대 중반이 되고서도 아직도 '이 다음엔 어떡해야 하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리는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옛말치고 틀린말이 없다더니 '주인정신 가지고 살아라' 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어쩌면 내가 진작부터 그 의미를 깨닫고 실천했어야 할 말이 아니었나 생각해 보게 되네요. ^^;;
'직장인 멘탈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틴 만드는 비결] 박막례 할머니의 주식투자 경험담이 주는 교훈 (0) | 2021.06.17 |
---|---|
[기업문화] 한국인 DNA와 우리 기업문화특성 (0) | 2021.06.03 |
내 안의 완벽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0) | 2018.01.24 |
혜민스님의 책이 덜 팔리길 바라는 이유 (0) | 2018.01.21 |
집중력을 통제하면 삶을 통제할 수 있다 (0) | 2018.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