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인 멘탈관리

내 안의 완벽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by '흡수인간' 2018. 1. 24.
반응형

 언젠가 직장생활이 힘든 이유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하루종일 나에 대해 평가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피로함"이라고 말이다. 직장 동료라고 예외는 없다. 나를 도와주는,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있는가 하면 "00씨는 다 좋은데 ~한 면이 부족해"라며 평가하는 동료다 있다. 직장 상사라면 말할 것도 없다. 이런 나에 대한 평가들이 모여서 나의 '평판'이 되고 직장인들은 이 '평판'을 지켜내기 위해 때로는 남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하고, 부정을 저지르기도 한다. 자신의 잘못이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말이다. 

 

 이렇게 주변으로부터 늘 경계심을 갖게 만드는 조직문화가 되면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 우선은 구성원 개인의 생산성이 저하된다. 이런 압박감을 느끼는 사람이 업무에 몰입이 될리가 없다. 앞서 말했듯이 자신의 평판관리에 더 관심을 두기 때문에 일 보다는 사내정치에 더 관심을 둘 것이다. 

 

 둘째로는 조직의 집단지성 발휘가 힘들어진다.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말을 하면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찍힐거야' 라는 경계심을 갖도록 하는 조직문화 하에서 어떤 자리에서건, 어떤 분위기에서건 서슴없이 발언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째, 팀워크가 약해진다. 팀워크의 근원은 두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구성원간 인간적인 유대감 및 신뢰이며 또 다른 하나는 한 사람이 빠졌을 때 그 사람의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이다. 서로에게 경계심을 갖는 조직이라면 아무리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지식과 스킬이 있어도 자처해서 그 일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상호간에 경계심을 갖는 조직문화를 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조직에서 나서서 해야할 부분이 있겠지만, 나는 먼저 개인 차원의 각성을 말하고 싶다. 뭐니뭐니해도 리더들의 각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팀원들이 자신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왜 당신은 매번 그런 식이냐?' 라고 생각하기 보다 '무엇때문에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을까?' ,'다음번에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라는 방식으로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조직원의 실수도 그 사람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요인 때문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조직원과의 대화 중에도 '사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문제'를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면 적어도 감정적인 상처를 입지는 않을 것이다. 

 

 조직원의 차원에서도 각성은 필요하다. 지나친 완벽주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요즘 한국사회는 자신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기대와 그에 따른 엄격한 자기비판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특히, 직장에서 완벽함을 보여주려고 집착하다 보니 더욱 그 압박감은 심해진다. 개인 간의 무한 경쟁이 강조되고 경쟁에서 이긴 사람만이 직장에서도 안정된 자리를 보장받다보니 그러한 것이다. 하지만, 회사에서의 자신이 나를 모두 말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에서, 혹은 학교에서 조금 미숙하더라도 자신이 가치없는 존재라고 여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나라 사람들은 지나치게 조직 생활에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실수를 했다면 그냥 그 사실을 쿨하게 인정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실수를 했으면 '그럴 수도 있지 뭐' 라며 넘어가 보는 거다. 그리고, 그런 실수를 범했다고 '사람들이 나를 바보라고 생각할 거야' 라는 근거없는 걱정을 하는 것도 피해야한다. 긍정적인 사람일 수록 '이번엔 실수했지만 다음엔 잘 할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약간의 긍정성을 발휘해 보면 좋겠다. 더구나 그렇게 쿨하게 실수를 인정하고 넘어가면 오히려 상대방이 대단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간 경계심의 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각 개인들이 타인에 대한 완벽주의도 버려야 한다. 심리학에 '자기관찰의 오류'라는 법칙이 있다. 스스로는 합리적인 생각/행동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타인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나의 기준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냥 사람은 그렇게 다르게 태어난 존재이다. 그러므로 누군가 실수를 했더라도 '아, 그 사람의 입장에선 그럴수도 있었겠다'는 너그러움을 발휘해 보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힘든 직장살이를 하는 같은 처지인데 서로를 피곤하게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직장인들 사이엔 뭔가 '동료애' 라든가 '전우애(?)'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든 이 세상, 서로 의지하고 다독여도 모자랄 판에 적어도 타인을 깎아내리며 '나'의 존재감을 보상받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직장인들 뿐만이 아니라 취준생들, 요즘 학생들도 위와같은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들도 정해진 길, 타인이 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길을 가기 위해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남들이 하는 공부, 남들이 간다는 직장... 이런 것들을 위해서 끊임없이 긴장하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조금만 그 '대열'에서 이탈하거나 하면 자괴감을 느끼게 되고, 타인들로부터 무시당하지 않을까 그들의 눈을 의식하게 된다.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이렇게 경계감을 느끼면서 살아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긴 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서로를 위해주는 그런 여유있는 모습들을 간혹 발견하곤 할 때면 그렇게 마음이 따뜻해 질 수가 없는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