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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자기개발/조직문화·HR관련 지식

[조직문화] 직원이 바라는 문화가 바람직한 조직문화일까?

by '흡수인간' 2021.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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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삼성을 거쳐 아마존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태강 님은 '아마존의  팀장수업' 이란 책을 낸 분입니다. 얼마전 칼럼을 통해 아마존의 문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침묵회의' 라는 것이었는데요. 아마존에서는 회의에 들어가면 전체 회의시간의 3분의 1을 회의자료를 읽는데 쓴다고 합니다. 주로 한명이 주도해서 그 날 회의의 안건과 주요사항을 설명해 주는 우리 기업들의 회의방식과는 자못 다른 방법인데요. 그 이유는 잘 정리된 문서보고서를 읽어야만 그 회의의 핵심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말이 오고가는 것보다는 정제되고, 고민에 고민을 거쳐 만든 보고서가 더 정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아마존에서는 정확한 의미전달을 위해서 보고서 작성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합니다.  

 

아마존에선 파워포인트를 금지시킴으로써 문서작업 시간을 줄이려고 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효율을 강조하는 것이 아마존의 문화로 알고 있는데, 중요한 일에는 지나치리 만큼 '철저함' 을 강조하는 것이 아마존의 문화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서작업이라 하면 무조건적으로 비효율적인 것으로 치부해선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제 주변에 직장인들만 보더라도 문서작업은 비효율적인것, 형식적인 것으로 치부하기 일쑤인데 아전인수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삼성을 거쳐 아마존에 입사한 김태강 님의 책 (이미지출처 : YES 24)

 

아마존과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흔히 우리는 아마존하면 책을 판매하는 온라인몰을 떠올리는데요. 주로 이익이 나는 사업분야는 AWS (Amazon web services) 라고 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부문인데 이곳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고, 온라인몰은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마존 온라인몰 부문의 사옥을 가면 근검절약이 만연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삐까번쩍한 오피스 가구대신 수수한 사무가구들, 비용절감을 위해서 쓰지 않는 공간에는 불이 꺼져 있는 모습들. 이렇게 불필요한 곳에서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마존의 문화로 자리잡은 것입니다. 일하는 방식에서도 역시 불필요한 것은 철저히 지양하는 것이구요. 제 주변 분들만 그런지 모르지만, 근검절약을 생활화하자고 하면 '그거 아껴서 얼마나 아낀다고, 매출 올릴 생각은 안하고 그런 것만 쥐어짜려고 하나?' 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아왔습니다. 아마존도 그럴진대 우리는 왜 그런 생각은 안하는지 씁쓸하기만 합니다. 

 

문짝으로 만든 아마존의 '문짝책상(Door desk)' 사진, 아마존의 검소한 문화를 대변하는 상징이라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아마존의 자판기에는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전구가 없다고 한다. 필요이상의 전기사용료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포스트 '와이즈맵') 

 

회사 생활을 오래하다보니 기업문화를 개선한다는 것이 꼭 직원들이 바라는 문화와 동의어는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주로 바람직한 기업문화라고 하면 직원들이 원하는 대로 들어주고, 그들이 자유롭게 발언을 하고, 그들의 말대로 일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자유로운 회사라고 할지라도 '기강' 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윗사람이나 선배 등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기강이 아니라, 고객과 성과 책임을 중심으로 하는 기강 말입니다. 아마존이 정확한 문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려고 근검절약을 내세우는 것도 바로 이와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김태강 팀장님은 아마존의 문화를 이렇게 말합니다.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자유로운 분위기의 실리콘밸리 기업과 삼성처럼 짜임새 있고 위계가 명확한 기업의 중간쯤 되는 문화라고 말입니다. 그냥 마구잡이로 휘두르다가 한 방 홈런친다고 명타자가 아니듯이, 기업문화도 마찬가지 아닐런지요? 과연 우리 회사가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위해 필요한 조직문화는 무엇일까? 우리 구성원들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을까? 에 대한 깊은 고민과 경영전략을 고려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의도적인 노력을 가지고 만들어 가야할 것이 기업문화가 아닌가 생각듭니다. 무조건 직원들 입맛에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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