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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직고민

[직장인 스펙쌓기] 경력직 이직에 스펙이 답은 아니다

by '흡수인간' 202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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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회사 생활이 바빠지면 바빠질수록 '느슨한 관계'의 인맥을 더욱 신경 쓰는 편이다. 

가까이에 있는 익숙한 사람들 말고, 나완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 이종 업계의 사람들과의 네트워크 말이다. 

요즘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이란 좋은 공간이 생겨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눈팅도 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들,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곤 한다. 그런데, 얼마 전에 한 분이 이런 말을 하셨다. 

 

"A 자격증을 따는 게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B 자격증을 따는 게 도움이 될까요?" 

 

고민의 내용인즉슨, 이직을 하려고 하는데 자격증을 하나 따서 이력서에 채워놓고 싶단 얘기였다. 이직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이런 질문은 많다. 

 

"대학원을 가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자격증을 따는 게 나을까요?"
"지금이라도 제2외국어를 공부하면, 써먹을 데가 있겠죠?"
"코딩 교육을 해주는 곳이 여러 곳이 있는데 어느 교육업체 것이 나은가요?" 

 

unsplash.com

 

스펙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수 있는가? 

 

직장 생활을 어느 정도 해보았다면 짐작하겠지만, 위 질문은 그닥 생산적인 질문이 아닌 듯하다. 맥킨지, 엑센츄어와 같은 컨설팅펌, 삼성전자를 두루 경험한 JW 라는 분이 '퍼블리' 아티클에서 남긴 한마디가 귀담아들을만해서 소개해 드린다. 

 

"스펙은 입사를 위한 입장권일 뿐이다" 

 

아래는 JW 님이 정리한 표인데, 요약하자면 직장인의 경력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실질적인 업무실적이나, 리더십이 중요하지 스펙은 그 중요성이 갈수록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격증이나 교육과정(00주만에 완성하는 000 같은...)에 눈이 가는 이유는, 우리가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일 것이다. 

 

 

웃프게도 우리가 그렇게 힘들게 해온 공부가,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가장 쉬워(라기 보다는 그래도 예측 가능해) 보여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격증이든 교육과정이든 손이 더 쉽게 가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내 경우를 보자면, 이력서에 매년 한줄씩이라도 추가하자는 마음에서 교육, 자격증 공부를 해왔다. 그러다가 운 좋게 책도 한 권 내기도 했고. 그런데, 이제 40대 중반이 되고나니 그런 것들의 의미는 퇴색되고, 뭔가 '쎈것' 이 필요한 시기가 되어 버렸다. 그냥 남들도 다하는 것, 누구나 쉽게 이룰 수 있는 것 말고 그 이상의 것 말이다.

 

사람들이 높게 평가해 주는 것은 바로 '그 이상의 것들' 이다. 그것이 바로 JW님이 위 그림에서 말한 실질적인 업무실적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그 모든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마음이 불편해져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내가 취득한 자격증이나, 이수한 교육이 과연 그렇게 쉬운 것이었나? 에 대한 의문이다. 물론, 그렇지는 않다. 그 과정을 겪을땐 몇 번 실패하기도 하고, 어려운 고비를 겪기도 했다. 코칭 자격증을 따기 위해 100시간 넘는 교육과 실습을 하고, 책 한 권을 출간하기 위해 2년 이란 시간을 좌충우돌하기도 했다. 결과물도 결과물이지만, 무엇보다 그 과정 자체를 완주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내가 원하는 수준의 목표대비해서는 그것들이 충분한 요건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 이상의 난이도를 가진, 그 대신 돌아오는 성과물은 더 값진(높은 연봉으로 환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인이 현실에 만족할 수 없다면 , 남보다 더한 위치에 오르고 싶다면, 남들이 포기하기 쉽지 않은 것을 내어 놓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예를들면, 가족과의 시간이라거나, 내 취미생활, 개인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들과 같이 말이다. 똑같은 인풋을 하면서, 또 다른 아웃풋을 기대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  

 

unsplash.com 

 

다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경력직에게 더 중요한 것은 스펙이 아니라 '실적과 리더십' 이다. 리더십 또한 결국 실적을 내는데 필요충분 조건이므로, 결국, '성과'가 최고의 스펙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고로 지금 하는 일을 어느 수준까지 해낼 수 있느냐, 그만큼 치열한 노력을 해왔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떻게 성과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해선 교육이나 책을 통해서도 알 수 있겠으나, 현실의 치열한 틈바구니에서 '존버' 한 경험이 가장 최고의 교과서일 테고...

 

우리가 해온 일들을 다시 바라보자

 

여기까지 글을 쓰고 나니, '난 그 동안 뭘 했나?' 하는 자괴감도 든다. 아마 나와 같은 분들이 또 계시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 달리 생각해 보는 자세도 필요하다. 내 지난 경험들에 관해 조금 달리 생각해 보자면, 내가 해오던 일들 중 재밌게 몰두했던 경험을 상기해 봐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다른 프레임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무슨 말인고 하니, 내가 보기엔 반복적이고, 그냥 늘 하던 일일테지만, 조금만 비틀어서 바라보면 그게 내 숨은 성과일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이 오늘도 씩씩하게 하루를 잘 버텨낸 분들일 것이다. 어느 TV광고를 보니, 한 딸이 신입사원 생활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겪고 나니, 30년 직장생활을 하신 아버지가 달리 보였더라는 내용이 있었다. 우리들도 이와 같을지도 모른다. 우리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우리는 좋은 경력을 쌓아가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우리들 각자가 가장 오래 해왔던 일, 내가 재밌게 했던 일, 칭찬받았던 일, 친구들이나 주변 지인들로부터 "이야, 넌 진짜 이런 걸 잘한다. 멋있네"라고 얘기를 들었던 일 등등. 그 속에 우리의 진짜 스펙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그러므로, 하루하루 열심히 고민하며 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해온 일들의 의미와 진가를 알아보려는 시각도 중요하다.  

 

이런 방식으로 나의 일을 다시 바라보게 되면, 그 일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고, 우리의 경력에 날개를 달아주지 않을까?  그리고,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이야기 한다면, 자격증 공부를 한다거나, 대학원 진학을 한다거나, 교육과정을 듣는 것들 무엇이든 좋다. 하지만, 그런 과정 자체가 무언가를 담보해 줄 순 없다는 게 현실이다. 거저 받는 것은 없다. 어쩌면 정해져 있는 커리큘럼 보다 우리의 하루하루 일과시간에 겪는 일들, 만나는 사람들, 나를 괴롭히는 것들이 어쩌면 가장 최고의 커리큘럼 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기로 하자. 

 

그리고, 명심하자 !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 힘든 일을, 잘 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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