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가려면 항상 Room(여유)을 갖자

신문에서 개미 집단에 대한 재밌는 실험결과를 읽었다. 두 집단을 비교한 실험이었는데, 한 집단은 모든 개미가 열심히 일하는 개미들의 집단, 다른 한 집단은 일부가 일하지 않고 쉬면서 체력을 비축하는 집단이었다. 과연 이 두 집단 중 어느 개미집단이 더 오래도록 존속했을까?

 

일본 하세가와 교수 연구팀은 개미들을 연구하며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일본 전국에 서식하는 뿔개미속의 한 종류를 사육하고, 한 마리마다 구분할 수 있도록 색을 입힌 후 한 달 이상에 걸쳐 8개 집단, 1200마리의 행동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 처음에 일하던 개미가 피로해 일하기 어렵게 되자 일하지 않고 쉬던 개미가 일하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 집단의 개미 모두가 일하다 일제히 피로가 쌓이는 경우와 일부 개미는 쉬는 집단을 비교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전체가 모두 열심히 일하는 개미로 구성된 집단은 구성원 모두가 일제히 피로해져 움직일 수 없게 됐을 때 집단의 멸망이 왔다. 이에 반해 여유가 있는 개미들이 일정 비율 있는 집단은 오래 존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칼럼 '조직을 살리는 20%의 비효율' , 신수정(KT enterprise 부문장), 한경오피니언, 2023.4.23 

 

아이들과 다함께 온가족이 외출하는 차 안에서 나는 어김없이 오디오 북을 켜곤 한다. 이동하는 시간마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강의를 듣든, 오디오북을 듣든지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아니, 그래야 안심이 된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제발 이럴 때만이라도 좀 쉬어~' 라곤 한다. 난 '직장인 치고 나처럼 자기계발 안하는 사람 없어. 게다가 난 4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아이인데 공부의 끈을 놓치 말아야지' 라고 대답한다. 

 

앞서 개미 집단의 이야기는 무엇을 의미할까? 평상 시 여력을 확보한 집단이, 전원(everybody)이 늘 전력을 다하는 집단보다 더 오래간다는 것이다. 위기 상황에 휴식을 취했던 개미들이 집단을 받쳐주기 때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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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삶에 실험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빗대어 본다면 어떨까? 일상에서나 , 일에서나 항상 정도의 Room(여유)을 가지고 살아야만 더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항상 불안해 하며, 자기계발이든 일이든 매달리지 말고 말이다. 

 

40대를 위한 위로를 담은 『김미경의 마흔 수업』을 낸 김 대표는 “나만 빼고 다들 잘 사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모두가 비슷하다”며 불안감과 우울감에 휩싸이지 말고 10년 후를 바라보며 준비하고 공부하자" 고 한다. 

 

중학교에 입학하여 수학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아들에게 내가 하는 말이 있다. "너가 어려우면 친구들도 어려운 거야.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문제풀어" 라고 말이다. 정녕 내 자신한테는 그런 조언을 못해주면서 말이다. 전력을 다하다가도 10~20%는 남겨둘 줄 아는 전략. 이것이 삶에서든, 직장생활에서든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