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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자기개발

직장인에게 변동좌석제가 필요한 이유_칼럼「책상과 인간」을 읽고난 후의 당혹감

by '흡수인간' 2017.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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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자 매일경제에 '책상과 인간' 이라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습니다. 기사 내용 중에 스마트오피스에 대해 평가하는 부분이 있는대요. 읽어 보니 당혹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내용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아래는 주요 내용이며, 원문을 읽고 싶으시면 아래 주소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

 

"독립된 인간은 반드시 자기만의 책상을 소유해야만 한다." `아무튼 서재`에서 청년 목수 김윤관이 말한다. 일찍이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 해방의 상징으로 `자기만의 방`을 역설했듯이,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자기만의 책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주체적 인간으로 인정받고 있는지가 결정된다.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생한테 고정 책상을 주지 않는 비인간적인 처우는 얼마나 비일비재한가. 회사에서 상의도 없이 `책상을 빼는 일`은 한 사람의 사회적 생명에 대한 가장 비인격적인 사형선고가 아니던가. 

(매일경제 기사원문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814573) 

 

제 나름 요약을 해보자면 '책상이란 사색을 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앞일을 기획하고 휴식을 취하고 몽상을 즐기는 공간이다' 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책상이 없다는 것은 그런 사색 내지는 앞날을 기획할 만한 공간을 잃는 것이다. 뭐,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중 제가 

당혹감을 느꼈던 부분은 아래 부분이었습니다.  

 

"요즈음 스마트오피스를 운운하면서 오픈좌석제니 변동좌석제니 하는 철학 없는 견해가 넘쳐난다. 지루한 습관을 환기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생산성이 오를 수 있고, 비용도 다소 절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몇 해 못 가서 실패할 게 틀림없다. 두 평이 못 되는 좁은 공간일지라도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없는 인간은 쉽게 소진되니까. 책상 없는 인간은 결코 주체적일 수도, 오랫동안 창조적일 수도 없다."  

(매일경제 기사원문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814573) 


오픈좌석제, 변동좌석제를 철학 없는 견해라고 하다니...^^;;; 개인적으로 이 글을 쓰신 분의 이력을 보니 출판계의 저명인사시란 것을 알수 있었는데요. 민음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대표까지 지내셨던 분이었습니다. 아마도 출판사 에디터들이 이분의 말처럼 책을 많이 읽고 사색을 해서 결과물을 내야해서 이런 글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더 당혹스러운 부분은 아래 내용이었습니다. 

책상은 한 사람이 세상에 적응해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안전 공간(니치)이며,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자신을 형성하는 배움의 장이며,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고 앞일을 기획하는 작업의 공간이며, 휴식을 취하고 몽상을 즐기면서 창조를 연습하는 상상의 공장이다.  (매일경제 기사원문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814573) 

세상에...책상 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몽상을 즐기다니...상상의 공장??? 이 대목에선 정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저같은 경우는 직급이 어느정도 있다보니 이같은 시간이 가능할지 모른다고 여겨집니다만... 팀장님, 혹은 직속선배가 언제 일을 시킬지 모를 상황에 처해진 사원급의 경우엔 과연 책상 앞에서의 "상상의 공장, 몽상, 휴식"... 이런 단어들이 와닿을런지,,, 정말 당혹감을 지울 수 없었다는,,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칼럼 기고자께선 오픈좌석제, 변동좌석제를 단지 '책상을 옮겨다니도록 하는 것' 쯤으로 여기시는것 같은데요. 저는 이런 제도의 의미는 아래와 같은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좌석을 유동적으로 함으로써 주변의 방해(지시, 부탁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두번이 한번으로 줄어들수 있지 않을까?) 
저는 이 부분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거라 생각하는데요.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주어진 한 가지에 집중하기엔 너무 많은 지시와 부탁들... 그런것들로부터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도록 한게 바로 변동좌석제라 생각합니다. 
둘째, 내선전화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저는 좀 예민해서 그런지, 내선전화 벨소리가 그렇게 싫을 수가 없더라구요. 듣기싫은 것도 있지만 한참 집중도가 올라갈 때 광고성 전화나, 문의전화가 오면 어찌나 맥이 풀리는지... 칼럼 기고자님의 말대로 정말 사색하고, 집중할 시간을 늘리려면 오히려 고정좌석제는 적극적으로 없애야 하는게 더 일관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째, 업무 관심사가 통하는 사람, 내 일과 연결되어 있는 타부서 사람과 긴밀하게 일할 수 있다. 

 

저는 뭔가를 만들어내야 하고, 방안을 찾아야 할 땐 오히려 자리를 뜨는 편입니다. 혼자 고민하다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의외로 쉽게 일이 풀리는 것을 경험한 적도 많구요. 물론 그 전에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누구와 이야기하면 좋을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등등의 생각은 해야겠지요. 하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하루종일 자기 자리에만 앉아 있어서는 일이 풀리지 않는 법입니다. 의도적으로 직원들이 책상을 벗어나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 

 

네째, 대면소통에 익숙하지 않은 신세대 직장인들에겐 더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다. 

 

연령이 낮을수록 전화나 대면 보고보다는 메신저, 이메일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느끼는대요. 바로 한자리 옆의 직원이 굳이 메신저로 업무관련 문의를 해올 때 있죠? 그럴때 꼭 "업무공유는 만나서 해야 제격이다", "무슨 일을 이메일로만 처리하려 하느냐", "요즘 젊은 직원들은 책상 앞에서만 일을 하려한다" 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지말고 그냥 그런 분들의 스타일에 맞춰주려고 노력해 보면 안되는 것인지... 그들이 비대면 소통이 편하게 느껴진다면, 본인이 편하지 않은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할 필요성도 있을텐데요. 아무튼, 요즘 시대에 꼭 같은 팀은 모여 앉아 있어야 한다는 통념을 깨는 것이 바로 스마트 오피스라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더 이상 직원들은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책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칼럼에선 책상을 '한 개인의 정체성을 엿볼 공간' , '자신을 표현할 공간' 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대요. 디지털기기,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2-30대 직장인들에게 이 명제가 과연 얼마나 와닿을런지..^^;;; 책상을 꾸미는 것보다 나의 인스타를 꾸미는 것, 폰 배경화면을 바꾸는 것, 전용 노트북 바탕화면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그들에겐 더 관심사가 아닐까요? 에버노트 앱의 '노트북' 트리를 어떻게 구성했는지가 책상 정리정돈 상태보다 더 그를 잘 표현해 주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자신의 집에서 책상을 두는 것과 일하는 공간에서 책상을 두는 것의 의미를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철저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집에서의 책상이라면, 원한다면 언제든 자리를 뜨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회사에서의 책상입니다. 그래야 시야도 넓어지고, 색다른 대안도 모색할 수 있습니다. 그런게 필요없다면 구글, 페북과 같은 곳에서 뭣하러 사무실을 터놓고 사람들을 만나도록 하겠습니까? 

 

아무튼, 민음사 대표님까지 하신것을 보면 직장인으로서 더 할나위 없는 성공을 하신분인것 같은데요. 이런 글을 쓰신 이유는 칼럼 마감시간에 쫓기셨거나 아니면 출판업에서의 경험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업 특성상 '파티션 높은' 독서실 책상 같은 사무환경에서 많은 '창조물' 을 낳았던 그런 경험말이죠. 이런 분들과 달리 현장을 한번이라도 더 나가보고, 관련부서 사람들과 더 긴밀하게 만나기 위해서 변동좌석제, 유동좌석제를 희망하는 직장인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직원들과 잡담하는 시간을 늘렸더니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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