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너무 많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큰 변화의 시기가 온다. 직장을 바꿀때, 관둘때 혹은 무거운 책임을 맡았을 때 등 말이다. 나에게는 2017년이 그런 해였던 것 같다. 주변의 도움으로 승진을 하게 되어 무척이나 기뻤지만 동시에 책임과 할 일이 많아졌다. 기존의 업무는 그대로 유지한 채 말이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스트레스를 눌러가며 일을 하다가 몸살이 심해져 한 1주일간 잠을 자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몸이 회복되고 나서도 큰 변화는 없었다. 하루종일 이 일, 저 일 했지만 뭔가 이뤄낸 기분은 들지 않았다.
이렇게 하라 일이 너무 많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다행히 독서와 주변의 고성과자들을 관찰한 덕택에 나만의 해법을 찾았다. 물론, 이것도 완벽한 것은 아니고 새로운 한계점에 봉착할 때가 있다. 하지만, 분명 이전에 비해 상황이 나아졌다고 자부한다. 때문에 이 공간을 통해서 그 노하우를 정리하여 공유해 보고, 그 과정을 통해 보완해야 할 점도 알아보고자 한다.
주어진 시간에 비해 할 일이 너무 많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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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버려라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이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내가 많은 일을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로 자신에 대한 욕심 말이다. 그리고, 뭐든 빨리 해내겠다는 욕심 말이다. 사람은 원래 한가지 일을, 아주 느린 속도로 하는 것이 자연스럽도록 설계되었다는 글을 책에서 접하게 되었다. (책 제목 : '단순함이 너의 모든 것을 바꾼다', 리오 바바우타 저) 그 책을 읽고 보니 나는 그것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일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혹시 내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것을 나 자신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설령 내가 그렇게 빨리,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내가 무능하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보니 왠지 마음이 편해졌다. 대신, 한 가지라도 차근차근히, 꼼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 번에 한 가지씩, 그 일에 집중하도록 노력한다
사실,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의 영역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무의식의 영역에서 나의 뇌는 이렇게 작동했던 것 같다. '아,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보다, 내가 하지 못한 일이 훨씬 많다. 지금 이 일을 빨리 끝내 버리고 그 일들을 해내야 한다' 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면 우선 스트레스가 높아지게 된다. 일을 하고 있지만 (다른 해야할)일을 안하고 있다고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깊이가 없고 실수가 잦아지게 되었다. 당연히 내 결과물에 대한 상사의 만족도도 떨어졌다. 이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의 저하로 이어져서 악순환을 만들어 냈다. 안좋은 피드백이 다음번 수행에서도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우선 이 무의식의 영역에 변화를 줘보기로 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할 것은 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것이다' 라고 말이다.
중요한 것을 우선순위에 놓고 한다
이렇게 마인드에 변화를 줬으면 업무 진행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할 일이 많을 때는 역시 우선순위 조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요한 것을 먼저 실행에 옮기고, 그 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을 하면 '누가 그걸 몰라서 이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것을 알면서도 실천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한번 반문해 보자. 자신이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사람들은 주로 이와관련하여 두가지 착각을 하기 쉽다. 첫번째는 긴급한 것을 중요하다고 착각하는 경우이고, 두번째는 늘 하던, 익숙한 일을 중요하다고 착각하는 경우이다.
시간관리 매트릭스에 대해서야 누구나 다 아는 것이기 때문에 긴급한 것이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은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매일 다루고 있는 일이 정말 긴급한 것인지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 '혹시 나만 긴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혹은 '항상 일을 미루면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긴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고 말이다.
업무의 중요도는 회사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본연의 업무인데 이는 바꿔 말하면 이런 것이다.
'중요한 일 = 경영진 혹은 직속 상사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업무'
직장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고객 중 하나는 바로 경영진 혹은 직속 상사이다. 외부 고객을 상대하지 않는 직무에 종사하는 경우라면 단연 제1순위 고객이 이들이다. 그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지 못한채, 스스로에게만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봐야 한다. 또한 늘상 하던 일들, 예전에 중요했고 당연히 해야할 일인데 단지 손에 익다는 이유만으로 그 일을 먼저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사람이란 존재가 편한 것에 먼저 손이 가기 쉬운 존재이다. 어렵고 복잡한 일보다는 익숙한 일이 먼저 손이 가기 쉬운 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일이 중요하단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말한 두가지 경우 즉, '나한테만 중요한 일' 과 '지금까지 늘 해오던 일' 을 중요한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보고, 만약 그렇다면 당장 우선순위에 변화를 줘야한다. 어떻게? 답은 고객에게 있다. 직속 상사를 통해 현 시점 중요한 업무는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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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계획표 짜기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이 되었다면 그 일을 집중적으로 하도록 업무진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월단위, 주단위도 좋지만 나의 경우는 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웠다. 그렇다고 매시간마다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실행하다 보니 너무나 많은 변수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애초에 세웠던 시간단위 계획들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오히려 그게 스트레스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신 하루를 아래와 같이 4등분을 하여 업무 배분을 했다.
(1)시간대 : 가장 집중력이 좋은 오전시간대(점심 전)
(2)시간대 : 점심 이후 체력이 여유가 있는 1시~3시
(3)시간대 : 집중력에 한계가 오는 3시~4시반
(4)시간대 : 마지막으로 뒷심을 발휘해야 할 4시반~6시
이렇게 4등분을 한 기준은 오로지 나의 체력과 집중력에 대한 관찰을 통해 얻어진 것이었다. 매일매일의 스스로를 관찰해 보니 내가 연속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최대 5시간 정도였다. 그것도 점심시간을 한 시간 끼고 말이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업무를 (1)시간대에 주로 했다. 이때 하는 업무는 상사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업무, 현 시점 가장 마음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업무,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쉽게 손이 안가는 업무들이었다. 어렵게 느껴졌던 업무도 이 시간대에 집중하고 천천히 생각을 하면 풀리지 않는 경우가 없었다. 오전에는 다른 사람들도 주로 각자의 업무 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방해받을 확률도 낮았다.
그리고, 오전 시간대에는 이메일도 열어보지 않았다. 이메일을 열어보는 순간 내가 생각했던 중요한 일들에 더해 다른 일들이 끼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을까하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정말 급한 일이면 이미 나에게 벌써 전화 연락이 왔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는 건 그렇게 급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전시간대에는 핸드폰, SNS, 인터넷서핑도 차단해야 한다. 이런 것들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렇게 오전에 하던 업무가 마무리 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2)시간대에 계속 이어나갔다. 아직 집중력의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오전에 그 업무가 끝났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다른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하다보면 오후 3시나 3시반쯤 되면 슬슬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로 3시 이후 혹은 3시반 이후에는 업무협조를 구한다거나 잘 풀리지 않는 일에 대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 영감도 생기고 어떨때는 혼자 고민하던 것이 타인의 도움으로 한 방에 정리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체력도 어느정도 회복되었다. 간단한 티타임을 곁들였던 것이 특히 체력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
이후에 마지막 (4)시간대 즉, 4시반부터 퇴근때까지는 단순하지만, 기한을 갖고 있는 업무에 할애했다. 바꿔 말하면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시간만 들이면 할 수 있는 업무를 했다는 얘기다. 그런 일들을 퇴근전에 해두면 다음날, 혹은 다음주가 편해졌다.
이런 방식의 핵심은 역시 오전시간대에 있다. 정말 촌각을 다투는 경우가 아니고선, 이 시간대엔 상사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업무를 했고, 가능하면 그 경과에 대한 중간보고 까지 했다. 그랬더니, 확실히 업무 진도가 진행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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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조건 : '보이게 일하라'
이처럼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하면서,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해내는 것에는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조력자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직속상사이다. 직속상사와의 원활한 소통이 아니면 우선순위를 분별해 낼수도 없고, 내 체력에 맞게 업무량을 조절할 수도 없다. 상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적극적으로 대화를 해야 한다. 또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어떤 것이고, 그 업무량에 비해 나의 한정된 시간은 어떻게 배분되어 있는지 상사가 알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상사도 내 일들에 대해 예측이 가능해 진다. '이쯤되면 00업무가 완성되고, 그 다음에서야 XX업무를 할 수 있겠구나. 그럼 그때까지는 조금 나도 여유를 두고 기다려줄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직속상사가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나의 일이 상사에게 '보이게 일하라' 는 것이다.
보이게 일하라고 해서 일하는 척, 일하는 티를 내라는 것이 아니다. 상사가 나의 업무 진도와 결과물에 대해 예측이 가능하도로고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수단은 너무나 다양하다. 이메일이든, 대화든, 전화든, SNS든 말이다.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상사에게 나의 업무 상황을 알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나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 상사는 나의 페이스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할 것이다. 급작스런 업무지시나 질책 등과 같은 행위 말이다.
방법은 어떤 순간에도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할 일이 너무 많을때' 의 대응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다. 대응방법을 크게 볼때 멘탈관리와 업무일정관리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너무 많은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중요한 일을 한가지씩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의식적으로 관리하자' 라는 것이다. 물론, 나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고, 시중에 나보다 훨씬 구력이 좋은 전문가들의 사례를 참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이든 좋다. 허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업무에서 변화의 시기가 왔을 때 포기하지 말고 대처방법을 찾겠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회사에서의 변화가 감내하기 힘들다고 해서 퇴사를 한다거나, 무작정 이직을 하는 것은 결코 내공을 기르기 위해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지금 힘든 이 시기에 압도당하지 말고, '뭔가 방법이 있는데 내가 너무 의기소침하여 못찾고 있을뿐이다'는 생각을 하자. 그리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또 다른 레벨로 성장해 있는 직장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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