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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자기개발/조직문화·HR관련 지식

현장부서의 업무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by '흡수인간' 2018.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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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부서는 왜 항상 바쁠 수밖에 없을까? 



직원들이 늘상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현장과 본사간에 소통이 안된다는 것이다. 이 말을 곱씹어 생각해 보면 현장 실무자들의 일들이 많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실무자들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나온다. "일을 많이 하긴하는데 무슨 일을 한건지 기억이 안난다." , "하루종일 문서작업 하다보니 시간이 다 흘러갔다." 라는 말들 말이다. 


직원들에게 소명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들이 있다. 본연의 업무도 하면서, 다른 부서에서 시킨 업무도 하면 되는데 자기 일을 하찮게 여기기 때문에 불평불만만 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의미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는 있다.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조직에 공헌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업적을 인정받고 싶어하기도 한다. 단지, 그들은 지쳐있을 뿐이다. 물론,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다. 사소한 일도 중요한 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처럼 한정된 인원을 가지고 일을 처리해야 하는 시대에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다. 격무로 인해 피폐해져가는 자신의 몸과 마음도 돌봐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한다. 중요한 일에 직원들이 투입되도록 해야한다. 



- 이미지 : unsplash.com-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렇다면 어떻게, 어디서부터 변화를 시작해야 할까? 무엇이 옳은 길인지 모두 안다.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 것인지 다들 안다. 그런데 변화가 없다. 누군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긴 하는데 나서는 이는 없다. 결국, 이런 흐름은 계속 반복되게 된다. 도대체 이런 일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 이 글을 통해 나는 어떻게 회사의 일이 현장 부서로 전가되는지 흐름을 살펴보려고 한다. 그리고, 어떤 일을 줄여야 하는지 규명해 보고자 한다. 이른바 "우리 조직의 먹이 피라미드" 관계를 밝혀보는 것을 통해서 말이다. 


우선 현장부서부터 시작해 보자. 영업, 제조부서와 같은 현장부서에서 있을 수 있는 줄여야 할 업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대표적으로 본사에서 요청하는 문서작성 업무가 있다. 주로 본사(지원 및 관리부서)에서는 현장의 데이터를 취합하기 위해 현장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왜냐고? 본사 직원들이 현장을 돌아다닐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을 발로 직접 뛰면서 팩트체크를 해야할 시간이 부족하다. 설사 용기를 내어 그렇게 한다고 해도 다른 업무를 누가 대신해 주지 않는다. 고스란히 업무 부담은 본인에게 전가된다. 몇번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스스로 깨닫게 된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현장 직원들에게 데이터를 요청하여 취합하는 형식으로 자료를 작성하는데에 익숙해 지게 된다. 이는 현장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가중되게 된다. 


그러면 현장부서에 부담을 주는 본사업무는 어디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물론, 본사직원들 각자에게 주어진 본연의 업무가 있다. 하지만, 이에 더해 주어지는 업무가 문제다. 주로 상사로부터 주어지는 업무들이다. 이것은 자신이 일정을 통제하기 매우 어렵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 상사에게 깨지기 때문이다. 원래 자신이 하던 일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 잘해야 본전인 업무로 전락하게 된다. 연말 인사평가에서도 이런 업무는 힘을 잃게 마련이다. 아무리 잘해봐야 상사로부터 주어지는 일을 하지 않는 이상 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티나는 업무를 도맡아 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윗분들이 시키는 업무인 것이다. 그렇게 시키는 일을 도맡아 하다보면 번아웃 상태에 이르게 된다. 


다시 피라미드의 위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우리의 상사는 누구로부터 업무를 지시 받는가? 바로 임원이다. 임원이 세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업무들 말이다. 직원들은 어느순간 자신의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고 개선시키는 일을 하기보다는 '시키는 일'에 집중하게 된다.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회사의 먹이피라미드는 현장부서에서 본사부서의 실무자로, 본사부서 실무자는 윗 상사로부터, 상사들은 임원들로부터 일을 하달받게 된다. 임원들이 나눠주는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 그 업무들을 하기위해 미뤄진 업무 부담들은 피라미드의 하위 단계로 전해지고 전해져서 결국 현장부서로 전가되게 된다. 분명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정작 현장은 답을 찾을 시간을 뺏기게 되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정리해 보면 이 상황은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요약된다. 


임원의 머릿속에 시시각각 떠오르는 가설들이 생긴다. "그래, 우리 조직에는 이런 변화를 줘야 돼. 당장 이 일을 추진해야 겠어" 라고 생각한다.


 김팀장을 불러서 임무를 부여해 준다. 김팀장은 고민이 생기게 된다. "이걸 누구에게 시키지? 말 안듣는 김대리 보다 일 잘하고 헌신적인 박대리에게 시켜야겠다"


 김팀장은 박대리에게 일을 맡긴다. 박대리는 다른 일을 제쳐두고 그 업무에 매진하게 된다. 오늘도 오버타임 업무를 하게된다. 


 * 오버타임 업무를 하게된 박대리는 기존의 하던 일들을 뒷전으로 미루게 된다. 모든것을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밤을 새울수는 있지만, 그러다가 본인이 쓰러져 나갈 판이다. 일단 모든 역량을 팀장님이 시킨 업무에 집중시키게 된다. 현장에 가서 확인을 해야 하는 업무는 현장직원들에게 부탁을 하게된다. 


 * 현장 직원들은 박대리가 부탁한 자료를 정리하느라 현장을 돌보지 못하게 된다. 본사에서 시킨 일을 하지 않으면 당장 팀장님으로부터 혼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장님도 이 사실을 알고는 있다. 현장 업무에 바쁜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한가지 뿐이다. "본사에서 부탁한 자료는 적당히 해서 넘겨" 라고 배려하는 것 말이다. 


 * 이런 현장부서 직원들의 업무공백은? 당연히 외부고객에게 영향을 미친다. 현장에서 생산되는 서비스 혹은 제품의 품질에 의해서 말이다.



-이미지 : unsplash.com-



해결방안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인원을 보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매출이 늘어나고 일이 늘어날 때마다 인원을 보충하는 비즈니스는 훌륭한 비즈니스가 아니다. 인원의 증가없이 매출 상승과 업무량 상승을 커버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훌륭한 비즈니스이다. 따라서, 인원을 보충하는 것은 가장 나중에 고려할 방법이다. 


둘째, 지원부서의 루틴한 업무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루틴한 업무를 줄이면 중요한(전략적인)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된다.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하지 않고 굵직한 업무를 하게되면 일하는 사람도 자부심이 올라가게 된다. 중요한 일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일들일수록 성취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렇기에 본사부서의 직원들은 자신이 필요없을 정도로 루틴한 업무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해야한다. 아웃소싱을 하거나, 전산화 또는 매뉴얼화를 통해 일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실무자 뿐만 아니라 관리자들이 나서서 이 목표를 집중 관리해 줘야 한다. 간혹 직원들은 자신의 일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스스로도 없어질 지 모른다고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이런 인식이 근시안적인 것이며, 그 일을 없애고 다른 더 중요한 일이 있음을 관리자들이 보여줘야 한다. 


세번째 방법은 임원이 일을 시키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불가능한 방법이다. 조직에 변화를 주는 것이 임원의 본질적인 임무이다. 그런 임원들에게 아무 일도 시키지 않는 것은 아무런 변화도 시도하지 말라는 의미와 똑같다. 하지만, 말을 바꾸면 가능해 진다. 임원이 일을 시키지 않는다는 말을 임원이 스스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바꾼다면 말이다. 임원이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한다. 그리고, 세부실행계획까지 세운다. 그리고 나서 각 팀으로 업무를 하달해 줄 수 있다면 모두가 행복하게 된다. 결국, 필드플레이어형 임원을 육성/선임해야 한다는 말이다. 임원 뿐만이 아니다. 단위조직의 팀장들도 필드플레이어를 겸할 수 있어야 한다. 관리만 하는 관리자의 개념은 더 이상 쓸모없는 개념이다. 직접 팀의 일을 도맡아 하는 팀장만이 직원들과 팀워크를 발휘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미지 : unsplash.com-



임원들로부터 주어지는 업무를 어떻게 줄이느냐에 달려있다



임원으로부터 떨어지는 업무 중 가장 줄여야 할 두 가지가 있다. 너무나 중요해서 별도로 다뤄야 할 것 같다. 


첫째는 바로 경영활동과 관련 (정제된) 데이터를 정리하는 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임원들은 변화를 주기 위해 있는 사람들이다. 여러가지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에 맞도록 변화조치를 시도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변화조치를 시행하기 전에 할 일은? 바로 자신이 머릿속에서 세운 가설이 타당한 것인지 알아보고 싶어한다. 그래서 다음에 하는 일은? 본사 부서 중 적당한 부서를 찾아 그와 관련된 데이터를 수기로 작성해 올 것을 지시하게 된다. 임원이 시킨 이 업무는? "됐고, 무조건 이것부터 해" 라는 취급을 받게 된다. 그간 실무자들이 하던 일들은 죄다 홀딩되고 이 업무부터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없게 하기 위해서는? 실무능력을 갖춘 임원이라면 스스로 자료를 취합할 수 있게 되겠지만, 그런 임원들은 드물다. 오피스 프로그램도 잘 못다루는 임원들이 대부분일텐데 말이다. 그러면 답은? 사내 전사부서의 도움이 절실하다. 각종 사내 데이터의 전산화가 필요한 것이다. 임원들이 수시로 확인해 보고자 하는 정보들을 중심으로 말이다. 실무자들이 임원들이 보고자 하는 자료를 작성하느라 몇날 몇일을 보내야 한다면 그것처럼 부담되는 일이 없다. 이럴때 실무자도 편하고, 임원도 편하게 될 방법이 바로 이런 전산 시스템의 개발이다.  


임원들의 회의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특히, 주간단위로 진행되는 회의자료를 만드는 일이야 말로 거의 한 주의 절반을 차지하는 업무이다. 해당 주의 자료를 작성하고 넘기면 어느새 다음주 회의 자료를 만들 시간이 다가온다. 그렇게 자료를 만들다 보면 한 주가 다 가는 것이다. 경영관리부서, 인사관련 부서는 노사관계에서 "사용자측"으로 분류된다. 경영진이 원하는 바, 하고자 하는 바를 실현하기 위해 그들을 돕는 것이 주 임무 중 일부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도 있다. 실질적으로 변화를 추진하는 업무이다. 임원들을 위해 쏟는 시간보다 변화를 추진하는 업무에 시간들 더 쏟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일의 종류를 나누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일에는 두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곤란해 지는 일' 과 '당장 처리하지 않아도 곤란해 지지 않는 일' 이다. 지금까지 내가 말해온, 없애지 않으면 안될 일들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곤란해 지는 일들이었다. 당장 하지 않으면 욕먹는 일들, 상사로부터 질책으로 이어지는 일들, 일상적인 업무 흐름에 방해가 되는 일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상사와 임원들이 일을 스스로 해줄때, 전산 시스템이 그들이 알고싶은 정보를 언제든 제공해 줄 수 있을 때, 그리고 일상적인 일들이 자동화, 루틴화 되면 얼마든지 해소될 수 있는 업무들이다. 인력이 부족하고, 일의 양은 많아지는 요즘 가장 집중해야 할 일은 바로 이런 일들이 우선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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